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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펫 논단2023-10-20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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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부학으로 본 트럼펫 호흡법
내용

트럼펫은 아직까지도 과학적으로 풀기 어려운 여러 음향학적인 현상이 존재하고 그 해답을 얻기 위해

트럼펫 대가들의 말을 인용합니다. 직접 몸으로 경험한 대가들의 말은 대분분 옳은 말이기도 하구요.

또한 신체의 일부분을 진동시켜 소리를 내야하는 특성으로 인해 대가들의 주장이 엇갈리기도 합니다.

호흡법에도 많은 주장이 있죠~~^^

결국은 튜브(트럼펫)를 공명시키는데 필요한 공기를 공급하는 공기주머니(폐)를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법인데

많은 주장과 혼선이 있는것 같습니다.

어떤 호흡법이 좋더라는 막연한 주장에 동의하든 반대하든 먼저 우리의 호흡기관이

어떤 원리에 의해 작동하는지를 알아보는것이 좋을것 같아서 이글을 씁니다.


많은 연주자나 선생님들도 횡격막(diaphragm)을 이용해서 호흡하라는 말을 합니다.

그런데 해부학적으로 보면 언뜻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횡격막은 숨을 들여마실때 수축하며 폐의 공간을 넓히는데 작용하는 근육입니다.

근육은 수축할때 힘을 냅니다. 

횡격막은 숨을 마실때만 힘을 내며 높은 공기압력으로 공기속도를 내야하는

트럼펫 부는데는 그다지 도움이 안되는 근육입니다.


가벼운 호흡을 할때나 잠잘때 등은 자율신경에 의해 호흡을 하게 되는데

횡격막의 상하 운동만으로도 호흡이 가능합니다.

갈비뼈의 확장을 최소화하고 횡경막과 복부근육의 움직임만으로 하는 호흡을 복식호흡이라고 하고

자율신경계를 안정화 시킨다고 하여 정신수양이나 명상을 할때 도움이 된다고 하죠.


하지만 큰 숨을 들여마실때는 의식이 작용하는 강제호흡(forced breathing)을 하게 되고

횡격막 말고도 다른 근육을 사용하게 됩니다.

복식호흡과 더불어 흉식호흡도 하게 되는데

흉식호흡에 사용되는 근육은 외늑간근(external intercostals)과 사각근(scalenes)입니다.

외늑간근은 갈비뼈에 붙어서 흉곽을 확장시키고 위쪽으로 들어올려 폐의 공간을 확장시키는 역할을 하고

사각근도 맨위 갈비뼈와 목뼈에 붙어서 흉곽을 위로 들어올리는 역할을 합니다.

횡격막이 수축하는것(복식호흡)보다 갈비뼈가 확장하며 들어올려지는것(흉식호흡)이

훨씬 많은 공기를 마실수 있습니다.


깊은 숨을 쉬거나 숨을 최대한 들여마실때는

당연히 복식호흡과 흉식호흡을 같이 해야하고 자연스러운 현상입니다.

갈비뼈를 최대한 확장시키려면 척추를 수직으로 세우고

머리를 척추와 일직선이 되게 유지하는 자세를 유지해서

숨을 마실때 사용되는 근육 (횡격막, 외늑간근, 사각근)이 자유롭게 움직일 공간을 만들어 줘야 합니다.


모넷 트럼펫의 제작자인 david monette 이 추천하는 트럼펫 부는 자세입니다.

턱을 약간 안쪽으로 당기고 허리를 곧게 세우고 귀와 어깨가 일직선이 되게 유지해야 한다고 합니다.


trumpet_posture.png


우리가 깊은 호흡을 할때 무의식적으로 작용하는 호흡순서는

먼저 횡격막이 수축하며 아래로 내려오면서 내장을 밀어내면 복근이 팽창하며 배가 내밀어지고(복식호흡)

다음에 외늑간근과 사각근에 의해 갈비뼈가 확장되며 위쪽으로 들어올려 집니다 (흉식호흡).

굳이 의도하지 않아도 이 호흡과정은 자연스럽게 이루어집니다.

이때 머리와 척추를 곧게 세워서

가슴이 확장되는데 방해되지 않게 해야 합니다.


다음은 숨을 내쉴때의 과정을 알아보겠습니다.

폐가 최대한 확장되면 근육이 늘어나면서 생기는 탄성력이 발생하고

원위치로 복원하려는 힘이 발생합니다.

이것을 탄성반동(elastic recoil)이라고 하고 호흡근육의 작용이 없이도 숨을 내쉴 수 있습니다.

즉 자연스러운 호흡에서는 숨을 내쉴때 탄성반동만으로 호흡이 가능하며

에너지를 최소화하려는 우리 몸의 자연스러운 메카니즘입니다.

그런데 탄성반동에 의한 날숨은 트럼펫 연주에는 별로 도움이 안됩니다.

공기 유동도 약할뿐 아니라 파워도 금방 약해지기 때문입니다.

고무줄을 감아놓고 놓아두면 풀어지는것과 같습니다.

하품을 하거나 탄식을 하며 숨을 내뱃는 동작이 탄성반동에 가깝지만

그런 바람으로는 1옥타브를 넘기기 힘듭니다.


다음은 의도적으로 바람을 불어 숨을 내쉴때의 과정을 알아보겠습니다.

이때는 근육의 힘이 작용합니다.

강제호흡에서 숨을 내쉴때 작용하는 근육은 네개가 있습니다.

내늑간근(internal intercostals), 복직근(rectus abdominis), 복사근(obliques), 하후거근(serratus posterior inferior) 입니다.


우리 몸은 항상 반대힘을 내는 근육이 한쌍으로 있습니다. 팔에는 이두박근과 삼두박근이 있죠

호흡근육에도 들숨에 사용되는 근육(횡격막, 외늑간근, 사각근)과

날숨에 사용되는 근육(내늑간근, 복직근, 복사근, 하후거근)으로

역할이 나뉘어져 있습니다.


먼저 천천히 숨을 내쉴때는 배근육(복직근, 복사근, 하후거근)이 받쳐주고

내늑간근이 갈비뼈를 수축하며 횡격막이 조절됩니다.

이때 횡격막은 내늑간근의 수축에 반대되는 힘이 작용하여 브레이크의 역할을 합니다.

안정적인 지속적인 음을 길게 낼때는 배근육과 횡격막의 적절한 조절도 필요합니다.


둘째로 빠르게 숨을 내쉴때는 배근육과 내늑간근이 동시에 힘을 발휘합니다.

배근육은 주로 횡격막을 원위치하고 배가 밀려나지 않도록 유지(support)하는 역할을 합니다.

이때 척추기립근 안쪽에서 척추와 갈비뼈 사이에 붙어있는 하후거근이 횡격막 운동에

반대작용을 하며 힘을 발휘합니다.

트럼펫 고음과 롱톤을 오래하면 등근육이 뻐근한것이 바로 하후거근입니다.

어느정도 경력의 중급 연주자들은 하후거근의 운동을 느끼실것으로 여겨집니다.


내늑간근은 갈비뼈를 아래로 안쪽으로 수축시키며 폐를 강하게 압축하는데

실질적으로 가장 큰 힘을 발휘합니다.

기침할때나 재채기를 할때 높은 공기속도는 바로 이 내늑간근이 작용하는 것입니다.

재채기를 심하게 하다가 갈비뼈가 부러졌다는 뉴스를 들어보셨을겁니다.

내늑간근이 갈비뼈를 너무 심하게 압축했겠죠.


트럼펫터가 고음을 내기 위해 가장 필요하고 단련해야할 호흡근육은

바로 갈비뼈 사이에 붙어있는 내늑간근 입니다.

내늑간근 운동에 좋은 호흡 연습법이 몇가지 있습니다.


첫째 클로드 고든의 호흡법입니다.

클로드 고든의 호흡법은

카운트를 하며(4번~12번) 숨을 최대한 마시고

카운트를 하며(4번~12번) 숨을 참고

카운트를 하며(4번~12번) 숨을 내쉬는 연습입니다.

카운트를 4번부터 시작해서 12번까지 올리면서 숨쉬는 연습을 하는데 산보하면서 하면 좋습니다.

나중에 숙달되면 조깅하면서 호흡훈련도 한다고 합니다.

클로드 고든은 연주할때 항상 가슴을 내밀라고(chest up) 하고

숨을 절반이상 밑으로 가지 않도록 유지하라고 강조합니다.

이 말은 항상 늑간근이 확장되어서 수축할 수 있는 여유를 두어라는 말로 해석됩니다.

연주에서 필요한 순간

주로 고음 도약 등의 순간에 힘을 제대로 주기 위해서죠

그럼 클로드 고든이 해부학을 공부해서 이런 이론을 주장할까요?

바로 수많은 경험과 스승(클라크, 마지오)의 가르침에서 나온것입니다.


둘째로는 개호흡(panting)입니다.

개처럼 미친듯이 숨을 할딱거리는 연습입니다.

보기는 참 거시기 하지만  내늑간근 운동에 효과적입니다.


셋째는 트럼펫으로 롱톤 오래 연습하는것과 고무장갑 불기 입니다.

롱톤은 재미없고 지루한 방법이고

고무장갑 불기는 다소 무식한 방법입니다만

저항에 맞서서 압력을 유지하는것이 내늑간근의 힘을 길러주는 효과적인 방법입니다.


정리하면 트럼펫터의 호흡법에 많은 주장이 있지만 물리법칙에 맞지 않는 주장도 있습니다.

저는 과학하는 사람이라 물리법칙에 맞지 않으면 받아들이기 힘들더라구요.

트럼펫의 높은 음을 내려면 높은 공기속도가 필요하고 폐를 강하게 압축해야합니다.

마치 물총을 멀리 쏠려면 세게 눌러야 하듯이요. 

힘 안들이고 압력을 만들수는 없습니다.

힘을 줘야합니다. 바로 호흡을 내뱃는데 필요한 근육(내늑간근, 복근)에 강한 힘을 줘야하죠.


자연스러운 깊은 호흡이 바로 요가호흡입니다.

하지만 자연스러운 깊은 호흡만가지고는 트럼펫을 불 수 없습니다.

숨을 빠르게 내쉬어야 하고 당연히 힘이 들어가고

특히 복부에 압력이 들어가면 발살바 기동이 발생해서 기도가 좁아지고

또 발살바 기동을 줄이기 위해서 배를 안으로 집어넣고

이런 호흡법을 정리한것이 바비슈의 요가완전호흡법(Yoga complete breathing) 입니다.

쐐기호흡법(wedge breathing)이라고도 불립니다.


쓰다보니까 글이 길어졌네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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