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스 악기에서 소리를 만드는것은 쉽습니다. 마우스피스에 입술을 대고 충분한 공기를 불어주면

공기 제트에 의해서 마우스피스가 공명하고 트럼펫관의 배음에 일치하면 벨에서 우렁찬 소리가 나오죠.

소리를 만드는과정은

(1) 입술의 엠보셔 근육을 움직이고 (2) 바람을 불어라 즉 호흡하라.

참 단순합니다. 그런데 소리를 만드는것이 아니라 "음악적으로 소리를 만드는것"은 좀 얘기가 달라집니다.

모든 윈드악기의 공통된 주제는 호흡입니다.

소리를 내기위한 유일한 에너지의 원천이 바로 호흡이니까요.

사실 일상적인 호흡은 우리몸이 무의식적으로 자율신경이 통제해서 신경쓰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호흡을 하죠.

횡격막이 아래위로 움직이고 폐를 둘러싸고 있는 갈비뼈 cage가 수축 확장하며

우리몸에 필요한 산소를 공급하고 에너지를 사용하고 남은 부산물인 이산화 탄소를 배출합니다.

잠잘때도 자율신경에 의해 호흡이 원활한 이유죠.

 

버뜨(but) 윈드악기의 소리를 내기위해 공기 흐름을 제어하는 호흡은 다른 메카니즘이 작용합니다.

즉 강제호흡(forced breathing)입니다.

무의식이 아닌 의식이 작용하고 자율신경이 아닌 뇌의 명령에 의해 호흡을 담당하는 근육을 제어하게 됩니다.

높은 공기 속도를 얻기위해 호흡근육을 이용해서 폐를 강제로 압축하는거죠.

트럼펫 포럼에 자주 등장하는 주제가 호흡법이고 엠보셔 만큼이나 다양한  호흡법이 있습니다.

공기를 최대한 마셔야 되는지 또는 다음 몇마디 연주에 필요한 만큼만 마셔야 되는지 ?

배를 앞으로 내밀어야 되는지 또는 배를 안으로 집어 넣어야 하는지?

어깨를 올려야 하는지 또는 어깨를 내려야 하는지? 요즘도 논쟁이 한창입니다.

 

 일반적인 호흡법은 튜바 연주자인 Arnold Jacobs의 호흡법이 많이 알려져 있고

트럼펫 교육가인 Claude Gordon의 " chest up" 호흡법도 알려져 있습니다. 

그들의 공통적인 주제는 호흡연습을 통해 브라스 악기의 소리를 "음악적인 소리"로 만드는것에 있죠.

그리고 트럼펫에 한정되면 고음악기 특성상 음색과 음역대를 동시에 만족시키기 위한 호흡법과 호흡기관의

단련에 있습니다.

 여러가지 다양한 호흡법중에 특별히 눈길을 끄는 호흡법이 있습니다. 바로 "쐐기호흡법(wedge breathing)" 또는 "Yoga complete breathing" 이란

호흡법인데 고음 리드 트럼펫터에게 많이 알려진 호흡법입니다.

Bobby Shew라는 트럼펫터가 그전에 내려오던 요가 호흡법을 트럼펫에 맞게 발전시켜 개발한 호흡법입니다.

 

1960년대 초에 연주활동을 하던 바비슈는 고음에 목말랐고 메이나드 퍼거슨이 전매특허인 초고음을 연주하는데 특별한 요가호흡법을 사용한다는

소문을 들었습니다.  몇년후 1974년에 캐나다에서 열린 재즈 페스티벌에서 메이나드 퍼거슨을 만난 바비슈는 그 마법적인 호흡법을 알려달라고

메이나드에게 졸랐고 메이나드는 흔쾌히 가방에서 조그만 책 "Science of Breath" 라는 어떤 요가 스승이 지은 책을 줬다고 합니다.

집으로 돌아오는길에 바비슈는 그 책을 읽고 그 호흡법을 실행해봤는데 별로 효과가 없었다고 합니다.

 

몇년이 지난후 바비슈는 동료 트럼펫터인 전설적인 고음연주자인 Bud Brisbois와 녹음을 하게 됐는데 우연히 버드 브리스보이스가 그 책과 방법을 역시 알고 있다는 것을 알고 즉석에서 요가호흡법 레슨을 받았고 10여일을 호흡법 연습을 했다고 합니다.

그후 바비슈는 그동안 그토록 목말랐던 4옥도가 쉽게 나오는것을 알고 그 방법을 계속 연습해서

제자들에게 그 호흡법을 가르쳤습니다. 그후 10년정도 바비슈가 연구한 끝에 정립한것이 wedge breathing 입니다.

그의 제자들 중에 로저 잉그램, 웨인 버저론, 에릭 미야시로는 초고음 리드 트럼펫터로 명성을 얻었고 "wedge breathing"은 명성을 얻게 되었습니다.

 

고음연주의 열쇠중 하나는 높은 공기속도를 만드는것입니다. wedge breathing은 우리몸에서 어떤 부분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이용해서 높은 공기속도를 얻는가의 방법을 제시합니다.

대부분의 연주자는 가슴의 위부분과 얼굴의 뒤부분을 이용해서 연주하는데 wedge breathing은 공기의 압축과 제어를 요가에서 말하는 하단전 (hara point) 즉 배꼽부위로 이전시킵니다.

고음을 내기위해 마우스피스를 당기고 목과 어깨에 힘을주고 얼굴 근육을 쥐어짜는 대신  하단전을 쐐기(wedge)로 삼아 공기를 support하는것이

wedge breathing 입니다.

그림에서 설명하듯이 쐐기호흡법(wedge breathing)은  폐의 아랫부분, 중간부분, 위부분을 차례로 채우는 호흡법입니다.

먼저 아랫배를 내밀면서 약간의 공기를 마신다음 가슴부위로 많은 공기 마시고

동시에 아랫배를 안으로 집어 넣으면서 쐐기 형태를 만듭니다.

마지막으로 어깨를 들어올리면서 마지막으로 공기탱크에 약간의 공기를 더 흡입합니다.

공기를 마지막까지 흡입하고 나면 어깨를 자연스럽게 원위치하고 배를 계속해서 안으로 밀며 쐐기 형태를 취하고

하단전(hara point)에 의식을 집중하고 바람을 힘차게 내보냅니다.

이 과정이 한동작으로 자연스럽게 될때까지 반복해서 연습하면 됩니다.

바비슈는 "하라 포인트를 찾는 방법은 누가 당신의 배를 주먹으로 쳤을때 취하는 동작을 생각하라"고 말합니다.

 

그런데 이 쐐기호흡법은 그전의 전통적인 트럼펫 교육법과 여러부분이 달라서 반대 의견도 있습니다.

"어깨를 올리지 말라", "숨을 내쉴때 배를 내밀어라" 등의 전통적인 복식호흡법입니다.

wedge breathing은 복식호흡과 반대인 reverse breathing 호흡법을 받아들였습니다.

reverse breathing은 소림사 승려들이 오랫동안 수련해오던 잘 알려진 호흡법입니다. reverse breathing을 하면

배에 힘을줄때 발생하기 쉬운 발살바 기동을 줄이는데 도움이 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바비슈는 말합니다. wedge breathing이 고음 연주에 적합하고 검증된 방법으로 많이 알려져 있는데

사실 모든 브라스 연주에도 적용되는 최상의 호흡법이라고 강조합니다.

바비슈는 많은 연주자들이 얼굴근육과 목과 어깨를 필요 이상으로 많이 사용한다고 하고

하라 포인트로부터 support를 받으면 우리몸의 다른 부분에서의 불필요한 힘을 줄일수 있다고 말합니다.